한 달간 여름 휴회를 마친 미국 의회가 다시 문을 연다. 하지만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둘러싼 '혼돈(chaos)'이 기다리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연방정부 기능이 멈추는 '셧다운(shutdown)' 시한(9월 30일)까지는 단 4주가 남았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각) 현재 예산안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백악관이 저마다 다른 요구조건을 내걸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셧다운 시한까지 양측이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일년 예산안보다 짧은 수 주에서 수개월짜리 단기 임시예산안(Continuing Resolution)을 처리해 급한 불을 끄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혼돈을 원한다면, 바로 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시예산안 처리마저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폴리티코는 가장 큰 난관으로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는 공화당 강경파를 꼽았다. 하원 공화당은 국방 예산을 동결하고 비국방 예산을 약 6% 삭감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당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는 지도부로부터 "내년도 예산은 최소 올해와 같거나, 더 적어야 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예산 증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상원은 국방 예산을 200억 달러 증액하고 비국방 예산도 소폭 늘리는 초당적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상원과 하원 사이 입장 차가 극명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 기름을 부었다. 백악관은 의회가 이미 승인한 예산을 다시 회수하는 '예산 환수(claw back)' 조치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해외 원조와 공영방송 예산 90억 달러를 삭감한 데 이어, 휴회 직전에도 49억 달러 규모 해외 원조 예산을 추가로 막겠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민주당은 이를 '협상 방해 행위'로 규정했다.
민주당 역시 강경한 태세다. 상원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 연장 같은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셧다운도 불사할 기세다. 지난 3월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 안을 수용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당내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전례도 있다. 당시 경험 때문에 '항복은 없다'는 기류가 당내에 팽배하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번 예산 전쟁은 양당 모두에 정치적 부담이다. 셧다운으로 인한 국민 불편은 양당 모두에 책임론을 불러올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