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분기 후반부와 4분기의 경제 사업을 잘 수행해 올해 경제 사업 발전 목표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간쑤성 란저우시에서 열린 ‘황허(黃河) 유역 생태 보호와 고품질 발전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해 “모든 지역과 부처가 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의 경제 사업과 각종 주요 조치를 성실히 관철해 나가야 한다”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을 내걸었다. 1분기 5.3%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분기에는 4.7%로 떨어지면서 상반기 누적 5.0%를 기록했다. 3분기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부동산 침체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내수와 산업 생산도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그나마 수출이 버텨주고 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0%에서 4.8%로 낮췄고, 골드만삭스도 5.0%에서 4.9%로 내렸다. 스위스 UBS와 JP모건은 4.6%, 노무라홀딩스는 4.5%로 전망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리고 있다. 먼저 기존 목표치를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미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중국 리서치 담당 전무이사는 “시 주석의 단어 선택이 베이징의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지방정부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딩 슈앙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범중화권·동북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명백한 변화”라며 “확고한 목표라고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한 것은 결과가 아닌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발언은 (성장률) 5% 이하 결과에 대해 시장을 대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번 주문으로 보다 공격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의 린 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의 이같은 주문은 정책 지원 측면에 긴박함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더욱 큰 부양책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