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가 파산을 선언했다. 지난 7월과 8월에는 가구와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콘스 홈플러스와 LL플루어링이 문을 닫기도 했다. 줄 이은 소매업체들의 파산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소비둔화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빅로츠는 9일 성명을 통해 미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 중서부 오하이오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57년 역사의 빅로츠는 믹구 48개주에 걸쳐 1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 체인이다. 일단 빅로츠는 경영 악화로 약 300개의 매장 폐쇄가 진행 중이다.

미국 소매유통업체 빅로스./연합뉴스

빅로츠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넥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매장 및 사업 운영과 관련된 거의 전부를 인수할 예정이다. 넥서스는 250만달러에 빅 로츠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더 나은 제안을 하는 곳이 없으면 연말 쯤 거래가 완료됐다.

빅로츠는 파산 신청 이유로 고객들의 구매 패턴 변화를 짚었다. 빅로츠는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들이 가정용품 및 계절 제품 범주에 대한 재량 지출을 줄였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를 포함한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경제적 요인을 파산 원인으로 지목했다.

빅로츠는 식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마트다. 앞서 팬데믹 기간인 2021년 2월~2022년 1월엔 리모델링 열풍에 힘입어 매출이 61억달러에 달했으나 2023년 3월~올해 2월 매출은 47억달러로 줄었다. 또 올해 2~4월을 포함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같은 유통 소매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중반까지 총 21개의 소매 관련 업체가 파산했다. 같은 기간 기준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4월에는 1달러샵 체인인 ‘99센트 온리’가, 5월 해물 레스토랑 체인인 ‘레드 랍스터’가 각각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7월엔 134년 역사를 가진 콘스 홈플러스가, 8월엔 30년 이상의 전문 바닥재 체인 LL플루어링(LL Flooring)이 연이어 파산했다. 그리고 이달 빅로츠 마저 파산하게 됐다. 소매업체들의 연이은 파산에 대한 원인은 미국 소비 둔화에 따른 매출 하락과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업체와의 가격 경쟁 등 여러가지가 꼽힌다. CNBC는 미국에서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