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렌턴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 737맥스 여객기가 조립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 보잉 노사가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파업 위기가 일단 해소됐다.

8일(현지 시각) 보잉 사측과 시애틀에 근거지를 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는 각각 성명을 내고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잠정 타결했다고 밝혔다. IAM 751 지부는 보잉 본사가 있는 시애틀 등 미국 북서부 연안 지역 보잉 노동자 3만2000명을 대변하는 보잉 최대 노조다.

잠정안에는 임금 인상 외에도 보잉의 차기 상업용 항공기를 미 북서부 연안 일대 공장에서 제조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임금 협상 계약이 오는 12일 자정 만료됨에 따라 노조가 이르면 13일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날 임금 협상안이 잠정 타결되면서 보잉은 파업을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잠정 타결안은 찬반 투표를 거쳐 조합원 전체의 최종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번 보잉 노사 간 협상안 잠정 타결은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회사가 경영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보잉은 지난 2분기 14억4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회사의 재무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월 38대의 737 맥스 기종 생산 일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보잉 상용 항공기 부문의 스테파니 포프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제안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과 의료비 부담 경감, 회사의 퇴직연금 기여 증가, 일과 삶의 균형 개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IAM 751 지부는 “모든 면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노조 역사상 이번 잠정 타결안은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