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기준 미국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가 미국에서 채용한 직원의 9%는 전과자였다. JP모건은 2022년에도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 46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등 전과자 고용에 포용적이다.

이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 담긴 결과다. 다이먼 CEO는 15일(현지 시각) 링크트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비리그를 나왔거나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갖췄는지는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하버드대 경영학 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채용 과정에서 이전 인생에서 겪은 고난과 경험을 무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

다이먼 CEO는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들이 직장, 지역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세컨드 챈스 아젠다’를 감독한다. 다이먼 CEO는 이에 대해 “미국에는 7000만 명의 전과자가 있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차도 없고, 집도 없다”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결혼했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가 인생에서 믿을 수 없는 고난을 극복했다면, 고용 평가를 할 때 이를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JP모건은 (범죄 전력을 묻는) 체크 박스를 없앴고, 4000~5000명 정도의 전과자를 고용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경범죄자로 전과자 중에도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JP모건은 지난 2019년 10월 이력서에서 취업 지원자의 범죄 전력을 묻는 항목을 삭제하고 전과자의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다이먼 CEO는 “누군가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없는 것은 기업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JP모건은 “전과자를 노동시장에서 배제함으로써 미국은 연간 780억~880억 달러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JP모건은 뉴욕 내 전과자 지원 프로그램에 7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JP모건은 2018년에도 전체 채용 인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2100여 명의 전과자를 새로운 직원으로 뽑은 바 있다.

다이먼 CEO는 일자리와 교육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학교에 대한 평가 기준을 대학 진학률에서 취업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아이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교육 초점이 대학 졸업에 맞춰져 있다”며 “교육의 초점은 일자리에 맞춰야 하고 졸업생이 좋은 직장을 얻었는지에 따라 학교가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교 졸업생의 약 61%가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23년에 학사 학위를 취득한 20~29세 중 취업률은 76.4%에서 70%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