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11일(현지 시각)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9월 기준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으며 대부분 상승했으나,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여파로 빅테크 주가는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 AFP 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9.37포인트(0.88%) 내린 5584.5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5개 주식 중 4개가 상승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공지능(AI) 열풍 덕분에 강세장을 이어가던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여파다.

빅테크 주가 하락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역시 전장보다 364.04포인트(1.95%) 하락한 1만8283.41을 기록했다. 이로써 S&P500지수와 나스닥 모두 7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멈췄다. 다만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포인트(0.1%) 상승 마감했다.

CNBC는 “그동안 AI 랠리를 주도했던 빅테크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5.57%)를 MS(-2.48%)와 애플(-2.32%)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테슬라는 8.44% 떨어졌다. 대신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3.5% 넘게 급등했다. 러셀 2000 지수가 3% 이상 상승한 동시에 S&P500 지수가 하락한 건 1979년 이후 이날이 두 번째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CPI 상승률은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1%)보다 낮은 것으로, 4월(3.4%), 5월(3.3%)에 이어 석 달 연속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월과 비교해선 CPI가 0.1% 하락했다.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