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년 넘게 이어지자, 한때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소비재 구매를 줄이고 있다. 샴푸는 물론 면도 크림을 쟁여놓던 과거와 달리 필요 이상의 소비는 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프록터앤드갬블(Procter & Gamble, P&G), 유니레버(Unilever), 질레트(Gillette) 등 다국적 소비재 회사의 매출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자 이들 소비재 업체가 ‘업플레이션’(upflation)이라는 전략을 내놓았다. 업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제품에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서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P&G 소유의 질레트 면도기. / 로이터

블룸버그는 1일(현지 시각) “소비재 기업은 지난 수년간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와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으로 매출을 유지했지만, 소비자들이 더 싼 제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전략을 바꿨다”며 “업플레이션은 미국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신 소매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P&G는 최근 14달러짜리 전신용 탈취제(데오도란트)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에 선보였던 겨드랑이 탈취제 가격의 두 배다. 질레트 역시 5달러에 판매되던 제모용 면도기를 사타구니 기능을 추가해 15달러에 판매 중이다. 이는 지난해 탈취제와 면도날 판매가 2019년보다 각각 6.5%, 20% 감소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P&G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4000명을 대상으로 체취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P&G 연구원들은 하루에 세 번 샤워를 하거나, 체취를 숨기기 위해 12가지 다른 바디 제품을 겹쳐 바르거나, 베이비 파우더를 바르는 등 극단적인 조처를 한 소비자들을 조사했다. 이후 파우더, 물티슈 등을 선보이려고 시도한 끝에 P&G는 전신용 탈취제를 출시했다.

블룸버그는 “소비재 업체들이 1000억달러 규모의 개인 위생 관리 시장에서 매출을 회복하려고 다소 어색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에 지친 쇼핑객뿐만 아니라 단순히 물건을 덜 사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과도 맞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