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쉬인(Shein)과 테무(Temu)가 인기를 얻으면서 항공 화물 운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쉬인과 테무의 주문량을 소화하느라 항공 화물 수요가 수용 능력을 초과하면서 항공 화물 요금을 견인한 것이다. 올해 연말 쇼핑 성수기 시즌에는 항공 수송 용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 홈페이지. / AP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 시각) “중국 남부의 제조 허브를 출발하는 선적량이 급증하면서 항공 화물 적재 공간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항공 화물 수요가 많은 지역의 6월 운임은 1년 전보다 약 40% 상승했다. 운송 관련 데이터 회사인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6월 말, 중국 남부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 화물 가격은 킬로그램(kg)당 5.27달러로 2019년의 두 배 수준이다. WSJ는 “연말 쇼핑 기간이 아닐 때 가격으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쉬인과 테무의 급속한 성장을 항공 화물 요금 증가 요인으로 꼽는다. 두 회사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온라인 소매 거래의 강자로 떠올랐다. 제네타의 최고 항공화물 책임자인 나일 반 드워는 “중국에서 시작된 전자상거래 붐은 매우 짧은 시간에 항공 화물 시장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홍콩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 화물량은 2024년 5월 들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DHL에 따르면 쉬인과 테무는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급속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일부 노선의 화물 공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쉬인과 테무는 저렴한 의류와 가정용품을 유럽과 북미의 소비자에게 배송하면서 항공 화물 시장을 압도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과 같은 작고 고가의 품목과 생선과 꽃과 같은 부패하기 쉬운 품목이 지배적이었던 과거와 다른 성향이다.

물류 업계에선 올해 연말 쇼핑 성수기가 오기 전 배송에 나선 소매업체들이 늘면서 항공 화물 공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 WSJ는 “DHL의 경우 연말 성수기용 항공 화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요금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계약을 체결하도록 소매업체와 제조업체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