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신호를 너무 강하게 줘서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후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ECB 일부 위원들은 금리인하에 관해 너무 명확하게 메시지를 보낸 데 유감을 표했다. 몇몇은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돼 있지 않았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ECB는 이날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동결 소수의견은 1명뿐이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연합뉴스

ECB는 일찌감치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물가 상승 압박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물가상승률이 내년 중반까지 목표(2%)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ECB의 전망이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금리 결정 회의 후 다음 행보에 관해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서 ECB 위원들이 7월 18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9월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위원들은 임금 인상률과 서비스 물가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달에 금리를 또 내릴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의 이번 금리인하는 획기적이었다고 평가하고, ‘비둘기파’라고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 조짐이 없는데 통화완화 정책을 펼친 것은 처음이고,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률, 임금, 서비스 물가 등의 지표가 모두 금리인하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은 ECB 위원들이 이번 금리인하를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 가장 최근에 이뤄진 금리 인상을 되돌리는 조치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CB는 지난해 9월 마지막으로 0.25%포인트를 올렸다. 그런 이유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제약을 약간 제거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ECB가 금리인하에 적극적이라거나 연준과 다른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금융시장은 ECB가 올해는 9월에 한차례 내리는 데서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