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이들은 모두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을 대체할 곳으로 인도를 택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미국 기업 최고경영진이 모디 총리를 만나면서, 모디 총리가 인도는 물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요소는 19일(현지 시각) 시작되는 인도 총선에서 모디 총리에게 득점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P 연합뉴스

18일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모디 총리가 미국 최대 기술 기업 CEO와 발전시킨 관계는 인도가 10년 이상 간절히 원했던 대외 지원을 인도에 제공했다”며 “모디 총리의 정치적 위상도 제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주요 기업이 인도에 관심을 표한 것은 인도가 러시아와 이란 석유를 계속 구매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모디 총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국제경제·경영학과 프라빈 크리슈나 교수 역시 “애플의 유명세는 모디 총리에게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앞서 쿡 애플 CEO는 지난 4월, 인도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에 대한 투자를 재확인했다. 쿡 CEO가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으로,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에서 아이폰 모델 조립을 시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해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대해 모디 총리와 논의했다.

이외에도 모디 총리가 지난해 9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쿡 CEO 외에 순다르 피차르 알파벳 CEO, 리사 수 AMD CEO 등이 인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다음 주 인도를 방문, 모디 총리를 만나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5억 달러(약 7000억원) 상당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기업들이 인도에 관심을 보이면서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14년 360억 달러에서 지난해 700억 달러로 늘었다. 반면 같은 시기 중국 투자는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