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의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 경제가 2월 말 이후 소폭 확장하고 있다고 본다.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3월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10개 지역 연은 담당 지역에서 경제가 소폭(slight) 내지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 2월 베이지북에서는 8개 지역에서 소폭 내지 다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 로이터

소비 지출은 미국 전체 지역에서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몇몇 지역에서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임의 소비재 지출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몇 년 동안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구매는 일부 지역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자동차 할인 판매의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지역도 있었다. 주택 판매는 대부분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고, 주택 건설도 약간 늘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임대 시장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관련 보고서로, 1970년부터 매년 8회 발행된다. 통상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5월 FOMC는 4월 30일~5월 1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