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유로존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독일 통계청은 지난달 독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2%, 올해 2월에 비해 0.4%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통계청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2.0% 상승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내림세로 돌아선 에너지 가격은 3월에도 1년 전에 비해 2.7% 낮았다. 식료품 가격은 0.7% 내려 2015년 2월(-0.2%) 이후 9년 1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집계됐다.

독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7%로 깜짝 반등했지만 올해 1월 2.9%, 2월 2.5%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유럽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물가 압력이 꾸준히 완화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지에도 관심이 모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당초 올여름께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지난달 통화정책이사회에서는 “4월 회의에서는 아주 조금, 6월에는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ECB의 첫 금리인하 시점은 오는 6월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착륙을 기대하는 미국과 달리 독일 등지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OeNB) 총재는 지난달 30일 일간 크로넨차이퉁 인터뷰에서 “유럽 경제가 미국보다 느리게 성장해 인플레이션이 더 약화할 수 있다”며 ECB가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