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식 영업을 시작하는 중국 상하이 애플 징안점. /바이두 캡처

중국 상하이 도심 속 사찰인 징안사(靜安寺) 바로 맞은 편 거대한 원형 광장. 이곳이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미국 뉴욕 5번가 매장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로 변신했다. 21일 오후 7시 시작되는 정식 영업을 축하하기 위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부터 달려올 정도로 애플은 이곳 징안점에 공을 들였다. 미리 둘러본 현지 취재진과 정보기술(IT) 부문 크리에이터들은 "전자제품 판매처가 아닌 예술 공간"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부지 면적 3835㎡(약 1160평)에 달하는 애플 징안점은 외관이 회색 콘크리트의 벽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입구에서부터 양쪽으로 갈라지는 통로를 따라 들어서면 밑으로 깊게 파인 원형 형태의 매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두 개 층으로 나뉘어 있으면서도 가운데 공간은 전 층을 아우르는 형태다. 8개의 기둥이 곡선 형태로 제작된 목재 천장을 떠받치고 있다. 벽면에 쓰인 화강암은 중국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 중국 SNS 웨이보에 공개한 애플 징안점 내부./팀 쿡 웨이보 캡처

에플은 징안점 곳곳에 이전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와 차별화 포인트를 줬다. 먼저 매장 정면 한 가운데에 '포럼형 상호작용 구역'을 배치했다. 거대한 벽면 스크린 앞에 수십개의 의자가 배치된 이 곳에서 애플은 상하이의 예술가, 음악가 등을 초청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가르친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강좌를 예약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보청기를 배치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기업가와 개발자, 중소기업 고객에게 제품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는 회의실 역시 징안점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애플은 징안점에 150여명의 직원을 배치했는데, 이 중 80%가 중국 애플 스토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중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한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말레이시아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중국어가 지역마다 고유의 방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총 25개 방언이 통하도록 직원을 고용했다.

팀 쿡(오른쪽) 애플 CEO가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상하이 출신 중국 유명배우 정카이를 만났다./정카이 웨이보 캡처

이날 애플 징안점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20일 팀 쿡 CEO까지 상하이에 도착했다. 그는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에 자신의 계정을 통해 "21일 '애플 징안'이 오픈하게 돼 기쁘다"며 "이 특별한 공간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중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올렸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니하오'(你好·안녕)의 상하이식 사투리인 '눙하오(儂好)'라고 인사하며 상하이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애플이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열고, 팀 쿡 CEO까지 와서 힘을 실어주는 것은 최근 애플의 중국 내 부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첫 6주간 애플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9%에서 15.7%로 떨어졌다. 애플은 지난달 춘절(설) 기간 아이폰15 모델의 가격을 1300~1400위안(약 23만~25만원) 낮췄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중국 화웨이는 올해 첫 6주간 시장 점유율이 9.4%에서 16.5%로 늘어나 애플을 앞질렀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애플이 중국에서 예전의 영광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팀 쿡 CEO의 이번 중국 방문 내내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