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는 관세를 굳게 믿는다”며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외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트럼프는 관세를 통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11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 신봉자(a big believer in tariffs)”라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경제적, 정치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

트럼프는 집권 당시 수입산 철강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미국 철강산업에 득을 줬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철강 분야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있었고,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결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던 미국의 철강 산업 전체를 파괴하고 있었다”며 “왜냐하면 철강 산업이 외국 경쟁자들에게 산 채로 잡아먹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중국산 철강이 들어오면 50%의 세금을 부과했다”며 “당시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면 울기 시작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멕시코, 유럽연합(EU) 등에 다양한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알루미늄뿐만 아니라 수입 철강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철강 덤핑 방지를 위해 50%의 강력한 관세를 부과했는데 솔직히 그보다 (관세가) 더 높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이용당할 때 관세가 주는 경제적 효과를 전적으로 믿는다”며 “관세는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다른 나라와 거래할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내가 추가 관세를 부과할까봐 매우 겁을 먹었었다”며 “지금 중국은 우리의 상급자로, 우리는 중국의 자회사나 마찬가지. 현 행정부가 너무 약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향후 중국 자동차 산업을 공격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경제적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우리 기업들이 돌아오게 된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우리 노동자를 사용해 중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서 생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약 30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고, 지난 1월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이에 자동차 생산공장이 밀집한 지역 출신의 정치인들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모든 수입품에 10%의 일률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놓고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를 해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국제 무역을 왜곡할 수는 있으나, 기업들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