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25일 상하이종합지수가 22개월 만에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3% 오른 2906.11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루 상승률 3%를 넘긴 것은 2022년 3월 16일(3.48%) 이후 22개월 만이다. 선전성분지수도 전장 대비 2.62% 올랐고,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2.01% 상승했다.

본토 증시 외에 홍콩 증시도 상승세다. 항셍지수는 이날 1.96% 오른 1만6211.96으로 거래를 끝냈다. 22일 1만5000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3거래일만에 8% 넘게 오른 것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5468.71로 2.16%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EPA 연합뉴스

이날 중국 본토·홍콩 증시는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표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조치 영향을 받아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2월 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0.5%포인트 인하폭은 종전의 두 배 수준이다. 이를 통해 시장에 1조위안(약 186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5개월 연속 동결하며 경기 부양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대응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22일엔 중국 정부가 2조위안(약 37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을 조성해 중국 증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광대은행의 저우 마오화 거시경제 연구원은 “내수 촉진과 경기 회복 모멘텀 강화를 위해 지준율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민은행의 발표는 시장 기대보다 더 강력했다”며 “실물 경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성장을 안정시키려는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상승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2020년 이후 사례를 살펴보면, 지준율 인하 3개월 후 CSI300 지수는 오히려 4% 가까이 빠졌다는 것이다. IG아시아의 옙준룽 전략가는 “지난해 2차례 지준율 인하에도 경제가 크게 반등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지준율 인하의 궁극적 효과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단기적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조위안 규모 증시안정화기금 역시 신중론이 제기된다. 이같은 대규모 증시 안정 대책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전반에 비관론이 만연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지속 반등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시장은 중국 정부가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거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폭을 더 넓히고, 부채 감축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