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창(나우라 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이 약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이팡화창은 지난 15일 밤 공시에서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42∼57% 늘어난 209억∼231억위안(약 3조9000억∼4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베이팡화창은 기술적 도약을 이뤘고 식각, 세척을 비롯한 10여개 반도체 장비의 양산을 이뤄냈다”며 “이에 더 많은 반도체 제조 공정을 아우를 수 있게 됐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반도체 일러스트. /연합뉴스

또한 작년 순이익은 57∼80% 늘어난 33억∼38억위안(약 6100억∼7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해 300억여위안(약 5조5700억원) 규모 신규 장비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SCMP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의 수출 규제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 리서치 등의 장비를 살 수 없게 된 YMTC가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 주요 부품의 대체품 생산을 위해 베이팡화창 등 중국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2022년 10월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후 램 리서치와 KLM 등은 YMTC에 파견한 직원들을 철수하고 새 장비 설치와 이미 설치한 장비 관리 등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자국산 대체재 물색에 나서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 또 다른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AMEC도 자국 반도체 회사들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