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스웨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가 독일에 해외 첫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노스볼트 유치를 위해 독일은 1조3000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해당안을 유럽연합(EU)이 승인했다. EU 회원국은 단일시장 공정경쟁 규정에 따라 보조금 지급 이전에 EU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독일 정부가 노스볼트의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에 지급하려는 9억유로(약 1조3000억원) 상당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디지털·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8일(현지 시각) 로베르트 하베트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이는 EU가 유럽지역의 투자 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한 ‘매칭 보조금’을 적용한 첫 사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미국에 제조업 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자, EU는 지난해 3월 매칭 보조금을 마련했다. 매칭 보조금은 친환경 산업 기업이 제3국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EU 회원국이 지급하는 제도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IRA에 따라 노스볼트가 받을 수 있었던 지원금을 독일이 대신 지급한 것으로, 매칭 보조금이 처음 지급됐다”며 “EU의 국가 지원이 없었다면 노스볼트는 미국에 공장을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노스볼트는 지난 2022년 독일 북부 하이데 지역에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미국이 IRA를 마련하자 미국에 공장 건설을 검토했었다. 이후 독일 정부가 매칭 보조금을 통한 지원을 약속했고, EU가 이를 승인하면서 노스볼트는 당초 계획대로 독일에 공장을 짓게 됐다.

노스볼트는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지역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노스볼트는 하이데 공장 건설에 총 45억 유로(약 6조5000억원)를 투자해 2026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독일은 이 공장에서 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