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종료할 거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식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올해 들어 급상승한 증시가 약세 전환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는 그간 11월 상승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상승률을 보면 S&P500지수는 20% 가까이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37% 급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8%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급락했던 증시가 올해 상승세를 보이면서 월가의 많은 투자은행들은 증시의 장밋빛 전망을 점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타 랠리를 거쳐 내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산타 랠리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첫날 사이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연말 지급되는 보너스로 소비가 늘면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산타 랠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곧 종료하리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해당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1월 30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는 10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PCE 지수를 더 중시하는데, PCE 지수가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대형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호세 토레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더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한다면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도이치뱅크와 BMO 캐피털마켓은 내년 S&P500지수가 5100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000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두가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것은 아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내년 말 S&P500지수가 42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가 4567선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8% 하락한다는 의미다. JP모건은 “주식은 현재 변동성이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상당히 고평가됐지만, 지정학적·정치적 위험은 여전히 높다”라고 했다. 두브라브코 라코스 부하스 JP모건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의 신속한 정책 기조 완화가 없다면 소비감소와 더불어 거시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의 전략과 심리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 시장의 랠리 지속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하락세를 만회할 만큼 올해 증시는 올랐는데, 주요 지수를 견인한 소수의 기술 기업이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금화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도 많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