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 웨다기아(悦达起亚·기아 중국 합작법인명) 3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연기관차 대부분을 중국 시장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중국 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물량의 비율이 절반까지 늘어났어요.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에서 내연기관차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언젠가는 중국 시장 판매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은 중국 외 시장 개발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 팅후구에 있는 웨다기아 3공장에서 저우즈화 웨다기아 종합사무부 부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기아차와 장쑤웨다그룹이 각각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법인, 웨다기아의 3개 공장 중 하나다. K시리즈와 스포티지 등 8개 모델의 내연기관차 생산을 담당한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 팅후구에 있는 웨다기아(기아차 중국 합작법인) 3공장에서 직원이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윤정 기자

3공장의 설비를 100% 돌리면 연간 4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지만, 현재 가동률은 60%대에 불과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직전인 2016년에는 2공장 손까지 빌려 가며 68만대를 팔았지만, 지난해엔 16만대도 채 못 만들었고, 판매량도 13만대에 그쳤다. 웨다기아는 올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4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지만, 올해 1~3분기 판매량은 2·3공장 전체를 합해도 6만2000대에 불과하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공장 내 분위기도 가라앉히고 있다. 이날 자동차 생산 단계 중 프레스와 용접 공정을 둘러봤는데, 곳곳에 배치된 직원들에게서 분주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철판을 압착해 자동차 패널을 찍어내는 거대한 프레스 기계와 각 부분을 용접하는 노란색 로봇들은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중국 내에서 기아차의 철수설이 불거진 배경도 수년간 이어진 저조한 실적에 있다. 웨다기아는 자본총계(자산-부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 양훙하이 웨다기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말 언론설명회에서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일부 1인 미디어가 독자 유입을 위해 만든 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웨다기아는 전기차 모델을 빠르게 확충해 판매 부진에서 벗어난다는 방침이다. 웨다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45만대 판매량을 달성한다는 계획인데, 이중 전기차 모델 목표 비중을 40%(18만대)로 잡았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6개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전기차 생산 거점은 2공장이 담당한다. 이미 이곳에서는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순수 전기차 모델 EV5를 생산 중이다. 지난 8월 청두 모터쇼에서 공개한 EV6는 일단 현지 생산이 아닌 수입을 통해 중국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웨다기아는 전기차 판매 추이에 따라 기존 공장들을 활용해 생산 능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1공장은 지난 2019년 중국 내 판매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주인 웨다그룹에 장기 임대한 바 있다. 현재 1공장은 웨다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기업인 ‘하이파이(HiPhi)’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저우 부부장은 “EV5에 대한 고객 평가가 좋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고, 2공장만으로 부족하다면 3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확정할 수 있다”며 “1공장을 다시 가져오는 것도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 팅후구에 있는 위에다기아 3공장 내부 모습. /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