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검색 엔진 업체 덕덕고(DuckDuckGo)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의 독점 계약 때문에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브리엘 웨인버그 덕덕고 CEO는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진행된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브라우저와 다른 플랫폼에서 자기의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해 달라는 계약으로 효과적인 경쟁이 차단됐다"고 증언했다.
'구글 반독점 소송'은 구글이 검색 엔진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무선사업자들에게 매년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다며 미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으로, 덕덕고 CEO가 법무부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덕덕고는 '사용자를 추적하지 않는 검색엔진'을 표방하는 미국 검색 전문 기업이다. 검색엔진의 기본 구성은 겉보기에 구글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구글과 달리 사용자의 브라우저와 검색 기록, 디바이스 타입, IP 주소 등을 추적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물리학과 기술정책을 공부한 와인버그는 2008년 덕덕고를 창업했다. 실리콘밸리가 아닌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파올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구글이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미국 검색시장에서 2.5%를 점유하며 충성 고객을 바탕으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웨인버그 CEO는 "우리의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구글이 해당 기업들과 맺은 계약 때문에 계속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광범위하게 홍보했지만, 3년 동안의 시도 끝에 결국 계약 때문에 이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법무부의 독점 주장을 반박하며 이용자들이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검색 옵션과 온라인에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고 간단히 몇 번만 클릭하면 대체 검색 엔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웨인버그 CEO는 이용자들이 기본 검색 엔진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글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기에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기본 설정을 바꿀 수 있음에도 구글의 기본 설정에서 (다른 검색 엔진으로) 바꾸는 것은 30∼50단계가 필요하다"며 한 번 기본 검색으로 설정되면 바꾸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구글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다툰다. 지난 12일 시작된 재판은 미 정부가 윈도 운영체제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이후 20여 년 만에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반독점 소송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덕덕고'란 이름은 우리나라의 '수건돌리기'와 비슷한 미국 아이들의 놀이인 '덕덕구스(duck duck goose)'에서 따왔다. 'Google'이란 영어단어는 '구글에서 검색하다'라는 동사로 널리 쓰인다.
덕덕고는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가 극찬한 검색엔진으로도 유명하다. 도시는 2019년 11월 28일 자신의 트위터(현재의 엑스)에 "나는 덕덕고를 사랑한다. 앞으로 한동안 내 기본 검색엔진은 덕덕고가 될 것이다. (덕덕고)앱은 (웹버전 보다) 더 낫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