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기술 중심 투자 부문인 비전펀드가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그룹 전체로는 시장의 흑자 예상을 깨고 순손실을 기록했다.

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2023회계연도 1분기(2023·4~2023·6)에 1598억 엔(1조5000억원·11억 달러)의 투자 이익을 기록했다.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인 셈이다. 비전펀드는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포함한 자회사 주식 투자로 이익을 냈다.

소프트뱅크 로고가 표시된 컨퍼런스장. /연합뉴스

이런 결과는 지난 1년여 고금리 환경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반전을 의미한다고 CNBC 방송은 평가했다. 고토 요시미츠 소프트뱅크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암울한 시장 상황 때문에 투자를 줄여 왔으나 이제 조심스럽게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가 한 투자는 선택적으로 검토됐고 동시에 인공지능(AI)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AI 혁명’에 편승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밖에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ARM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는 계획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회계연도에 비전펀드 부문에서 320억 달러(42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그룹 전체로는 이번 회계연도 1분기에 4776억 엔(4조4000억원·3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750억 엔(7000억원)의 흑자와는 다른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600억 엔(23조원) 손실과 비교해서는 크게 개선된 셈이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함에 따라 “방어 모드”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