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매 판매 체인인 코스트코가 친구·친척들과 회원 카드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셀프 계산대 단속에 나선다. 신분 확인이 어려운 셀프 계산대의 허점을 이용해 회원 카드나 QR코드 등을 빌려 쇼핑하던 비회원 고객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코스트코 셀프 계산대에서도 이제 사진이 있는 회원 카드나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회원 카드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최대 도매 판매 체인인 코스트코. / 로이터

코스트코는 매장에서 쇼핑하기 위해서는 연간 멤버십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대신 회원들에게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한다. 일반 멤버십은 연 60달러, 이그제큐티브 멤버십은 연 120달러다.

코스트코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기 위해 마진율을 최대 15%로 제한하고 있다. 수익의 모자란 부분은 연회비 수입으로 채운다. 회원이 되면 낮은 마진율을 통해 확보된 싸고 질 좋은 상품들을 맘껏 구매할 수 있다. 멤버십에는 가족 중 한 명에게 줄 수 있는 추가 카드가 제공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회원 자격 유지 비율이 90%가 넘을 만큼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 연회비를 내고 이용하는 만큼 ‘대량으로 많이 구매할수록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코스트코 카드 소지자는 약 1억1900만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멤버십 수수료 수익은 42억 달러로 코스트코 판매 순수익(58억 달러)의 7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코스트코는 성명을 통해 “셀프 계산대 확장 이후 비회원 쇼핑객이 회원 카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회원이 회원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리차드 갈란티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셀프 계산대 이용 비율은 적지만 수백만 건의 거래에서는 아주 적은 비율이어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닐 손더스 글로벌데이터 전무이사는 “소매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코스트코가 단속하는 이유는 기업 마진에 대한 압박, 도매업체의 원자재·인건비·간접비 상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케이티 토마스 키니 소비자 연구소 대표는 “가끔 코스트코를 방문하는 친구가 카드·QR코드를 빌리는 건 ‘불합리한 도용’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유료 멤버십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도 지난달 이와 유사한 규제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비밀번호 공유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지난 달부터 같은 가구에 거주하는 사람만 동일 계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구독이 급증했다.

코스트코는 짐 시네갈과 제프리 브로트먼이 1983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설립했다. 1993년 코스트코와 프라이스클럽이 합병되면서 ‘프라이스 코스트코’로 불리다가 1997년부터 지금의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본사는 시애틀 남동부 이사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