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미국 경제에 대해 “뒤늦게 대형 부채 위기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좀체 잡히지 않는 상황을 지적한 것.

레이 달리오.

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달리오 창업자는 이날 뉴욕에서 개최된 블룸버그 인베스트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부채를 감당해야 하며, 국채 구매자는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대규모 부채 위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포브스 추산 자산이 191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하는 억만장자 투자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으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 수년간의 재정적인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그가 창업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운용 자산은 1235억 달러(올해 1월 기준)에 달한다.

이날 컨퍼런스에 함께 참가한 미국 교직원퇴직 연금기금(TIAA)의 타순다 브라운 더켓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후반부터 내년 1분기까지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통화 긴축 기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더켓은 이와 함께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미국 국민들이 은퇴자금에 대한 기여금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을 줄이게 되면 미래 소득이 줄어 장기적으로 가계 경제를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TIAA는 미국 최대 기관투자가 중 하나다.

이날 발표된 5월 물류 관리자 지수(LMI)는 47.3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감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LMI는 미국 내 물류 활동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물류업 확장과 위축을 가른다.물류 가격과 운송 수요 모두 감소하며 LMI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를 사실상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잭 로저스 콜로라도대 교수는 “지난해 초부터 물류산업이 둔화하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이며 재고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