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포브스 선정 ‘한국의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조선DB

포브스가 17일(현지 시각) 발표한 관련 순위를 보면, 김 회장의 자산은 97억 달러(약 12조7972억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80억 달러)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김 회장은 77억 달러 자산으로 3위였다.

1963년 경남 진해 출신인 김 회장은 10세 때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명문 사립 하버포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MBA를 마쳤다. 이후 골드만삭스를 거쳐 투자은행 살로먼스미스바니 한국 대표 등을 역임하며 IMF 금융위기 당시 외평채 발행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2005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알짜 회사를 사들여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엄청난 수익을 남겼다. 코웨이, ING생명, 홈플러스, 두산공작기계, 롯데카드, 대성산업가스 등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M&A 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라고도 불린다.

김 회장은 산업별로 구분한 포브스의 2023년 글로벌 자산가 ‘PE’ 부문 리스트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MBK파트너스의 순지분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아시아 최대는 물론 세계 5대 사모펀드 반열에 오르는 규모다.

MBK파트너스는 운용규모가 260억 달러에 이르며, 국민연금을 포함해 전세계 연기금 150곳 이상으로부터 출자 받고 있다. 2005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동북아시아 3개국의 64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해당 기업들의 총 매출 규모는 500억 달러 이상이다.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명예회장의 자산은 지난 1년간 각각 12억달러씩 줄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지난해 한국의 주식시장이 부진하며 상당수 자산가들의 자산가치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3위~10위는 차례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57억 달러)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51억 달러) ▲김범수 카카오 의장(50억 달러)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49억 달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1억 달러) ▲고(故) 김정주 넥슨 대표의 자녀인 김정민∙김정연 자매(36억 달러)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34억 달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33억 달러) 순이다.

김 회장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포브스가 선정하는 아시아의 대표 자선가로 선정됐을 만큼 자선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해당 기부금은 모던‧컨템포러리 전시관인 모던 윙(Modern Wing)의 레노베이션을 위해 사용된다.

2021년에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중앙근린공원 인근에 들어설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을 사재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시 역사 상 개인 최대 규모 기부인데다, 시립도서관 설립을 위한 기부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