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달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지출 증가세가 2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상승세 둔화 ▲세금 환급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지원 종료 등이 이유로 꼽힌다.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인스티튜트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가구당 카드 지출은 0.1%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이 같은 둔화세는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신용카드 일러스트. /연합뉴스

BofA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봉 12만5000달러(약 1억6400만 원)가 넘는 고소득 가계의 세후 급여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급여 감소는 IT(정보기술)와 금융서비스업계의 채용동결·감원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소득 가계의 경우 자녀 세액공제와 확대돼 온 푸드스탬프(저소득층 영양지원) 프로그램 만료가 재량 지출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경기가 둔화해도 소비자는 아직 신용 가용성 등 재정적 완충장치가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며 “하지만 노동시장 둔화와 임금 상승률 약화 가능성은 향후 몇 달간 소비자 지출을 지속해서 억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다소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소한 한 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오는 14일 나오는 미국 3월 소매 판매 자료를 통해 지난달 상품지출에 대한 추가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