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샌프란시스코 지점. /로이터

40년 역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10일(현지 시각) 파산한 가운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본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10일 SVB 공시 자료를 인용해 그레그 베커 회장 겸 CEO가 지난달 27일 모회사 SVB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를 팔아 치웠다고 보도했다. 총 360만달러 어치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47억6000만원에 해당한다.

베커 회장은 평소 주식을 거의 매각하지 않다가, 이날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주식을 대거 팔았다. 파산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11일 전이다.

블룸버그는 베커 회장이 주식을 매각하고 난 후, 지난주 SVB가 채권 매각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자본 조달에 나선다고 공표한 뒤부터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쳤다고 지적했다.

SVB 주가는 지난 9일 하루 동안 60.41% 폭락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금융당국이 폐쇄를 선언해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베커 CEO는 "1월 26일에 지분 매각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SVB가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블룸버그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임직원이 지분을 매각하기 최소 3개월 전에 보고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는데, 새 규정은 오는 4월 1일부터 적용한다. 베커 CEO 말 대로라면 법적으로 문제될 사항이 없다는 뜻이다.

베커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 "SVB 파산에 이르기까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48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회사를 위해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서로 의지가 되어주고, 고객들을 도우면서 함께 업무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