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건설회사인‘중국건축공정총공사’의 베이징 시내 건축 공사 현장. /블룸버그통신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고위관료들 중 일부가 경제 성장 목표를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방 정부들이 정책 최우선 목표를 코로나19 통제에서 경제 회복으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장률 5% 목표가 너무 야심적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 6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한 축으로 평가되는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사실상 폐지하고,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자는 시설격리 대신 재택치료를 허용한다고 밝혀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고강도 코로나19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지속하면서 ‘경제 수도’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들을 봉쇄해 경제 활동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다. 이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당초 경제성장률 목표로 삼았던 5.5%에 크게 못 미칠 성적표가 나올 것이 유력하자 중국 중앙정부가 연이은 방역 완화 정책을 꺼낸 것이다.

그럼에도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계속 엇갈린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지만, 투자은행(IB)인 바클리스·노무라는 내년 중국 성장률이 4% 또는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관가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마찬가지다. 왕이밍 중국 인민은행 고문은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해 경제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한 반면, 중국 정부 고문인 류위안춘 상하이 금융경제대 총장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 리스크를 고려해 4.5∼5% 정도로 신중하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중국 성장률 역시 코로나19 발생이 급증할 가능성과 정부가 방역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혼란을 고려하면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세계 경기침체 우려,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국 부동산 시장도 악재다.

내년 중국 성장률 목표는 이번 달 중 개최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논의된 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