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게임·소셜미디어 기업 텐센트(Tencent)가 중국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Meituan) 지분 1594억 홍콩달러(약 27조2500억 원)어치를 주주 배당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현재 보유 중인 메이퇀 지분 17% 중 15.5%를 대거 처분하는 것이다. 류츠핑 텐센트 총재는 메이퇀 이사회 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 텐센트는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테크 제국을 확장해 왔으나, 중국 정부의 빅테크(거대 인터넷 기술 기업) 규제가 본격화한 후로 지분을 정리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텐센트는 16일 메이퇀 주식 9581만 주(클래스 B)를 내년 3월 주주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밝혔다. 텐센트가 현재 중인 메이퇀 지분 17% 중 15.5%에 해당하는 규모다. 류츠핑 텐센트 총재는 메이퇀 이사직을 내려놨다. 재무적으로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메이퇀과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메이퇀은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독점 금지법 위반을 이유로 2020년 연매출의 3%에 해당하는 34억4000만 위안(당시 약 6400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마화텅(포니 마) 텐센트 최고경영자는 "메이퇀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냈으며, 우리가 가진 보유 지분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려 한다"고 했다. 텐센트는 메이퇀 지분 예상 수익률이 약 30%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지난해 12월엔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JD.Com) 주식 4억5730만 주(164억 달러어치)를 처분했다. 징둥 지분율을 17%에서 2.3%로 낮추고, 징둥 이사회에서도 손을 뗐다. 투자 포트폴리오 축소를 두고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란 해석과 함께, 투자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텐센트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핀둬둬(15.5%), 영상 공유 플랫폼 콰이서우(17%), 이커머스 플랫폼 빕샵(10.1%), 영상 사이트 비리비리(11.1%) 지분을 10% 이상씩 보유 중이다. 앞으로 이들 기업 지분 일부나 전체도 주주 배당으로 정리하거나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텐센트는 올해 2분기(4~6월) 2004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7~9월)까지 두 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었다. 텐센트의 3분기 매출은 1400억 위안(약 26조31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 줄었다. 핵심 사업인 광고와 비디오 게임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경기 둔화 속에 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며 온라인 광고 매출이 5% 넘게 줄었고 게임 산업 규제 영향으로 중국 국내 게임 매출이 7% 감소했다.
실적 악화를 이유로 텐센트는 올 들어 직원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올해 2분기 5498명을 내보내며, 직원 수를 1분기 말 대비 5% 줄였다. 9월 말 기준 직원 수는 10만8836명으로, 3분기에도 직원 1875명을 추가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정리 발표 후 텐센트는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16일 2.2% 상승 마감했다. 17일 오후엔 0.6%대 상승하다가 0.48% 하락 마감했다. 반면 메이퇀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전날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도 5%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