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3분기 구독자 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손실 폭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디즈니+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3분기 손실이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를 기록, 전년 동기의 2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보다도 38% 큰 규모다.

월트디즈니의 OTT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로고. /연합뉴스

디즈니+ 출시 후 3년간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 손실 합계는 80억달러(약 11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 디즈니+의 세계 가입자는 1210만명 늘어 시장 전망치(886만명)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가입자 수도 1억6420만명으로 시장 예상치(1억6045만명)를 넘어섰다.

밥 체이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가 빠른 성장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혀왔지만, 현재까지는 구독자 증가를 이익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날 체이펙 CEO는 비용 재조정, 일부 디즈니+ 상품 가격 인상, 광고 기반 요금제 출시로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까지는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즈니+의 출시 이후 불과 3년 만의 고속 성장은 대단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세계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크게 투자한 전략적 결정에 따른 직접적 결과”라면서 향후 손실 폭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크리스틴 매카시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음 회계연도 매출 증가세가 10% 미만으로 이번 회계연도의 22%를 밑돌 전망이라며 향후 실적 기대치를 낮추기도 했다.

전체 디즈니의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201억5000만달러(약 27조7000억원)로, 시장 전망치(212억7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은 1억6200만달러(약 2227억원)로 전년 동기(1억5900만달러)를 살짝 넘어섰다.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테마파크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74억2000만 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장전망치 75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는 못 미쳤다.

WSJ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디즈니를 포함한 대다수 기업이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면서, 다음 달 출시되는 디즈니의 광고 기반 요금제도 넷플릭스 등 유사한 타사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디어업계 전반에 걸쳐 OTT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의 단기 수익성에 대해 점점 비관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 주가는 올해 들어 35.5%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