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베테랑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공동설립자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여파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9%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비우스는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TV에 "인플레이션이 8%라면, 금리는 인플레이션보다 높게 올려야 한다"며 "이는 곧 9%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물가가 하락하면 연준이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곧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월스트리트는 내년 3월 금리가 5%에 근접하며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13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8.1%)를 상회하는 8.2%로 발표되자 미 금리선물 시장 가격에 반영된 내년 초 기준금리 예상치 수준이 4.75∼5%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상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인 올해 말 4.4%, 내년 말 4.6%과 비교하면 0.5%포인트 가량 높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9%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모비우스의 전망에 대해 "연준과 시장이 현재 상상하는 것을 훨씬 넘어선다"며 "물가압력과 노동시장을 감안해 최적의 정책금리를 제시하는 모델인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일러 준칙'(Taylor rule)은 1993년 미국 스탠포드대 존 테일러 교수가 제안한 적정 기준금리 계산공식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의 실제와 목표치의 격차에 따라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모비우스는 상품투자에 대해서도 수요가 냉각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신흥 시장과 유로지역의 구매자들은 점점 더 약한 통화 위에 앉아있다"며 "시장은 상품 가격의 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과 자본수익률이 낮은 기업들을 조심하라"며 "통화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들 요소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1936년생인 모비우스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세계 최고 신흥시장 투자자로 꼽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1987년 '템플턴 신흥시장 펀드'를 상장시켰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신흥시장 펀드다. 전용기를 타고 마음 내키는 대로 신흥시장을 돌아다닌다고 해서 '대머리 독수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한 때 오랫동안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연간 250일가량이나 전 세계를 누볐다. 신흥시장 곳곳의 공장 등을 돌아보며 투자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였다.모비우스는 1990년대 말 아시아와 러시아가 외환위기에 휩싸였을 때 관련국 자산을 싸게 매입해 큰 차익을 냈다. 2009년 강세장이 도래할 것임을 정확히 예측한 결과였다.
그는 아프리카 시장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몇 안 되는 기관투자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2012년에 템플턴아프리카펀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