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세계 1위,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증폭으로 서구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철수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미국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구글도 중국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애플의 로고.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오는 7일, 구글은 내달 중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인 '아이폰14′와 '픽셀7′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중 일부는 중국 밖에서 생산이 진행됐다고 WSJ는 전했다. 아이폰14의 경우 비중이 크진 않지만 인도에서 일부 생산되고, 픽셀7은 베트남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들의 생산기지 탈(脫) 중국은 스마트폰에만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다. 애플은 베트남에서 이미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게임기 엑스박스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출하했다. 아마존은 인도 첸나이에서 파이어TV 기기를 생산해 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 제품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됐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중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공장 가동이 어려워진 것이 탈중국을 부추겼다.

중국 대체지로는 베트남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2020년 베트남에 에어팟 생산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애플워치와 아이팟 생산도 옮겨왔다. 애플의 상위 200개 공급업체 중 20개가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은 최근 북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15억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추가로 투자하는 것. 구글은 올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겨 최신 모델인 픽셀7 조립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까지는 전체 생산의 절반 정도를 담당할 것으로 구글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인도도 대체지 가운데 한 곳으로 손꼽힌다. 애플은 인도에서 처음 아이폰14 조립 일부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많은 주요 부품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향후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을 인도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전 이전까지는 쉽지 않은 관문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애플의 경우 생산 기지 이전은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많은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신중히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내년에 폴더블폰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새 기기 생산에 적합한 새로운 장소를 단시일 내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투자은행 서스퀘하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전체 공급망을 중국 밖에서 다양화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