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총리 사임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이탈리아 국채가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였다.

사퇴를 선언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2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가격과 반대)은 장중 최대 27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올라 3.7% 가까이 치솟았다.

이로써 이탈리아 국채와 유로존 최대 안전자산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졌다. 양국의 10년 만기 국채스프레드(수익률격차)는 장중 2.38%p에 달해 지난 이틀 사이 0.3%p, 30bp 넘게 올랐다.

ECB 총재를 지낸 드라기의 이탈리아 총리 사임 결정 이후 ECB는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0.5%p 올렸다. ECB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8년 간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도 종지부를 찍은 것. ECB는 성명에서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때문에 정책금리 정상화를 위해 첫 스텝을 이전 회의에서 시사한 것보다 더 크게 밟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리가 사임하며 이탈리아는 조기 총선으로 정국이 불안해졌다. 이와 관련해 ECB는 유로존 회원국들 사이 국채금리의 격차를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체 애버딘(Abrdn)의 제임스 애테이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ECB 금리인상이 투자자들에게 확신과 자신감을 부여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는 덕분에 시장이 더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큰 폭의 빅스텝에 유로는 달러 대비 0.8% 뛰면서 1.02달러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