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계약 파기 문제로 트위터가 법정 싸움을 선언했지만, 인수 문제와는 별도로 트위터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각)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포기에 따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새로운 질문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우선 대외 경제 상황이 트위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트위터는 온라인 광고 수입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데, 현재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을 줄일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트위터는 최근 수년간 유튜브나 틱톡 등 온라인 광고시장의 경쟁자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간 트위터는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머스크가 인수계약을 뒤집음으로써 트위터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인수계약 철회 과정에서 남긴 상처도 만만치 않다. 머스크가 밝힌 계약 파기 원인 중 하나는 트위터의 가짜 계정 문제로, 트위터 측에서 재무 실적을 실사하는데 필요한 가짜계정에 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전체 계정에서 차지하는 가짜 계정 비율이 5% 미만이라는 입장이지만, 머스크는 이를 믿을 수 없다면서 입증 자료를 제시하라고 트위터를 압박해 왔다. WSJ은 이러한 논쟁 속에서 광고주들도 트위터의 가짜 계정 문제를 인식하게 됐으며, 광고주들이 트위터가 제시한 사용자 관련 데이터에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트위터의 광고 매출은 직접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트위터의 주가도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013년 트위터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후 첫 거래가는 45.10달러였다. 그러나 지난 8일 트위터 주가는 36.81달러에 머물렀다. 트위터 주가는 머스크가 인수를 제안한 이후 이미 18%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머스크가 인수를 포기했다는 결정이 나오자 시간 외 거래에서 4.8% 추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트위터 내부에선 직원뿐만 아니라 간부와 경영진의 사기도 떨어지고 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자가 된 파라그 아그라왈은 머스크의 인수 선언 이후 자신을 ‘레임덕 CEO’라고 표현하며 자조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트위터 이사회에 참가했던 초기 임원 제이슨 골드먼은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인수 이야기를 꺼낸 이후 경제 전반이 악화하며 회사의 현재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트위터 경영진은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8일(현지 시각) 440억 달러(약 57조 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계약 파기 이유로 트위터가 가짜 계정 현황 제공과 관련한 계약상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고, 직원 해고 등 영업 행위 변경 사항에 대한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의 계약 파기 선언에 반발하면서 인수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