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1981년말 이후 벌어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75bp 인상)을 밟았다. 지난달 50bp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지지 않자 28년 만에 최대폭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연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금리를 제로금리까지 낮췄다가 2년 만인 지난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빅스텝 이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6~7월에도 0.5%포인트씩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미국 내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더 큰 폭으로 인상한 것이다.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려 물가를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로 치솟았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가 급등, 식량난,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커져 왔다.

이날 함께 발표된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하향됐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3월 2.8%에서 1.7%로, 내년은 2.2%에서 1.7%로 조정했다. 2024년에도 1.9%로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3.7%로 0.2%포인트 올랐고, 2023년 3.9%를 거쳐 2024년에 4.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와 농산물 등을 포함한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는 5.2%로 3월(4.3%)보다 0.9%포인트 올렸다. 다만 내년 헤드라인 PCE는 3월 전망인 2.7%보다 낮은 2.6%로 봤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3월 전망 당시보다 1.5%포인트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