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로 외국 투자자가 귀환했다. 중국 증시 바닥론이 퍼지며 외국인 투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상하이 봉쇄가 상당 부분 해제되고 경제 위기설 속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증권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6월 들어 8일까지 첫 5거래일 동안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매매)과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 매매)을 통해 중국 본토(상하이·선전) 상장 주식 261억 위안(약 4조92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4월(63억 위안)과 5월(169억 위안) 월간 순매수액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로써 3월 한 달간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모두 유턴했다. 외국인은 올해 3월 중국 본토 주식 451억 위안(약 8조51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우한 코로나 확산 절정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이다. 특히 3 월 14~15일 이틀간 중국 주식 패닉 셀링(공포에 파는 것)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연초부터 3월 15일까지 CSI300(상하이·선전 대형주 300개 주가)지수 하락률은 19%에 달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주요 도시 봉쇄와 경기 하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중국의 빅테크 규제 지속,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 가능성 등이 맞물려 중국 증시에서 자금 이탈이 거셌다.
외국인 자금 유출과 주가 하락 악순환이 이어지자, 중국 경제 정책 총괄인 류허 부총리가 3월 16일 시장 개입 발언을 내놓으며 급한 불을 껐다. 당시 류 부총리는 국무원 산하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자본 시장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을 떠받칠 부양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대도시 봉쇄 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6월 9일 CSI300지수는 4월 26일 연중 최저점(3784) 대비 10% 넘게 상승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3일 경제 안정 조치 33개를 발표했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크게 위축된 경제를 띄우려는 움직임이다. 기업 세금 감면과 소비·투자 촉진책이 포함됐다.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최근 중국 증시 투자 비중을 늘렸다. 운용 자산이 50억 위안(약 9300억 원) 이상인 중국 헤지펀드 운용사 상하이반샤투자관리센터는 지난달 초 중국 주식 매수 비중을 65%로 높였다. 창업자 리베이는 지난달 9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바닥이며, 유동성 확대부터 수출 회복 전망까지 긍정적인 신호가 커지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낙관론을 폈다.
올해 3월 중국 테크 주식에 '투자 불가' 판정을 내렸던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부터 중국 주식에 다시 투자를 권하고 있다. JP모건은 6일 "중국 주식은 봉쇄 완화와 정부의 경제 성장 지원책 확대로 이미 터닝 포인트를 돌았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선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넷이즈, 메이퇀 등 중국 빅테크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높였다. 당시 "중국 테크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국의 규제 완화 신호에 수그러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중국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