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고공 행진하면서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사우디 통계청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전경.

사우디 통계청에 따르면 사우디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9.9%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 나온 예상치 9.6%를 상회한 것.

사우디 통계청은 “이 같은 성장은 원유 관련 산업이 전년보다 20.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부문은 사우디 아라비아 전체 GDP의 32.4%를 차지한다.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모니카 말리크는 “제한된 국제 원유 생산 능력과 높은 유가를 고려할 때 사우디는 매우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 부문을 제외하면 올해 1분기에 사우디 경제는 전년보다 3.7% 성장률을 기록했고, 도소매 무역·음식점·숙박 등 분야도 6.3% 성장했다. 사우디 통계청은 “석유 부문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2022년 1분기 모든 경제 활동이 작년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원자재 가격 등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산유국들은 유가 급등으로 수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GDP가 7.6%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263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UAE 중앙은행도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지난해(3.8%)보다 높은 5.4%로 예측했다.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작년(1.6%) 보다 높은 3.5%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