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문매체 팁랭크스(Tipranks)는 미국의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월가의 전설적인 장기 투자자인 켄 그리핀의 펀드가 최근 주목한 종목 3개를 선정했다.

<YONHAP PHOTO-1714> Citadel CEO Ken Griffin speaks at the 2022 Milken Institute Global Conference in Beverly Hills, California, U.S., May 2, 2022. REUTERS/Mike Blake/2022-05-03 07:44:49/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일(현지 시각) 팁랭크스에 따르면 그리핀은 “요즘처럼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에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도 끊임없이 재평가가 일어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를 잡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리핀의 펀드가 많이 사들인 첫 번째 기업은 주택 내 수영장을 설계하고 제조해 설치·판매하는 라탐 그룹이다.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 업계 1위로, 현재 북미 대륙 30개 지점에서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라탐그룹은 1억9160만 달러(약 2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총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707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도 라탐 그룹 주가는 올해만 63% 하락했다.

그리핀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라탐 그룹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영장 설치와 설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제품의 가격은 상승하면서 매출이 늘어났는데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핀의 펀드가 주목한 두 번째 기업은 ISA로 디지털 미디어 및 광고 기술 회사다. 그리핀은 IAS의 우수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강점으로 꼽았다. 지난 1분기 기준 IAS의 매출은 7500만 달러에서 89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IAS의 수익은 1억 2백만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을 비롯한 유동자산이 총 823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그리핀은 또 IAS가 사업 기반 확장을 위해 영국과 호주 시장에서 틱톡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리핀의 펀드가 매수한 기업은 애질론 헬스다. 애질론 헬스는 의료계 네트워킹을 원활하게 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환자의 1차 진료 결과를 또 다른 전문의 등에 전송해 불필요한 시간은 줄이는 등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질론 헬스는 텍사스와 하와이, 노스캐롤라이나, 코네티컷, 뉴욕,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8개 주에 지점을 두고 있다.회사는 작년 4월 상장됐고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는 절반 가까이(49%) 하락했다.

그런데도 그리핀은 애질론 헬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총 6억5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해 3월 말까지 애질론 헬스는 회원들의 수를 34만2000명으로 늘리며 시장의 우위를 점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1989년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리핀은 이후 헤지펀드 회사에 취직, 1년여간 잠시 펀드를 운용했다. 이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수익을 거두면서 뭉칫돈을 든 투자자들이 그리핀 CEO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돈을 싸들고 그를 찾아온 투자자들이 맡긴 종잣돈 420만 달러를 가지고 1990년 11월 시카고에 헤지펀드 시타델을 설립했다.

그리핀은 전 세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헤지펀드 매니저 세 사람 중 한 명이다. 거의 매년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그리고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사이먼스와 순위 다툼을 벌인다. 2018년에 14억 달러, 2019년엔 8억7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입을 기록했다.

수입의 대부분은 헤지펀드 시타델의 뛰어난 투자 성과 덕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자신의 펀드에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의 운용 성과가 개인적 부와 직결되는 것이다.

그리핀은 막대한 수입 못지않게 통 큰 씀씀이로도 유명하다. 특히 초고가 부동산과 예술작품 거래로 언론에 종종 이름을 올린다. 그런 그가 2019년에 제대로 지갑을 열었다. 역대 최고가 주택을 사들이면서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펜트하우스를 2억3800만 달러에 매수하며 기존 최고 주택거래가를 1억 달러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