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전철과 버스,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초특가 대중교통 카드(티켓)를 판매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유로뉴스 등 주요 외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 /트위터 캡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독일 연방 상원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9유로 티켓’ 법안이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파격적인 대중교통 여행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가디언은 “베를린의 가장 저렴한 전철 월 정액권의 약 6분의 1 가격”이라고 전했다.

해당 티켓은 오는 6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석 달간 유효한 한시적 특별 상품이다. 23일부터 독일 전국의 400여 기차역과 5500여 철도 티켓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두 달짜리는 18유로, 석 달 내내 쓸 수 있는 것은 27유로다.

독일 연방정부는 “특정 지역뿐만 아니라, 독일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노선버스와 트램, 지하철(U-Bahn) 등 시내 교통은 물론, 인근 도시를 잇는 전철(S-Bahn)과 완행 지역 철도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와 특급열차, 고속버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독일 내 휘발유 가격은 현재 1L당 2유로대로, 올 들어 30% 이상 올랐다. 이와 관련해 독일 교통부는 “급등한 유류비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해 에너지 절약과 온실 가스 배출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이 특별 티켓 도입으로 독일 철도(도이체반·DB)와 지역 운수 업체들이 보게 될 손실을 메우기 위해 25억유로(약 3조4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 이미 월간 정액권을 구매한 시민에게 환불 및 차액 보전을 해 주기로 했다.

올여름 독일 여행을 계획하는 해외여행자들도 9유로 티켓에 큰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프랑스 BFM TV는 “젊은 배낭여행객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대신 독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