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업계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으로 총 5000억원이 넘는 돈을 잃게 됐다.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크먼은 지난 1월 넷플릭스에 11억 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자했으나 넷플릭스의 주가가 급락하자 이날 넷플릭스의 주식을 모두 팔았다. 이에 따라 그는 4억3000만달러(약 5321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 것으로 추산된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 /조선DB

이날 애크먼은 퍼싱스퀘어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올해 초부터 매입한 넷플릭스 주식 310만주를 모두 매각했다. 포트폴리오에 넷플릭스를 담고 계속 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11년 만에 감소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실망스럽고 앞으로 매출과 구독자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렸을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약 3개월 전인 1월 26일 넷플릭스의 주식 310만주, 약 11억달러를 매집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넷플릭스 주가가 급락한 직후부터 넷플릭스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고,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 기회라고 판단해 지금까지 넷플릭스 주식 약 310만 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에서 순익과 매출이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이같이 밝히자 넷플릭스의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었다. 이같은 급락에 애크먼은 즉시 저가매수에 나섰고 그의 매집 소식으로 한 때 넷플릭스의 주가는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전날 넷플릭스의 주가가 급락하자 손실을 감수하고 이를 모두 처분했다. 전일 실적발표에서 회원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35.12% 폭락한 226.19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에서 지난 1분기 회원수가 20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또 “2분기에는 회원이 200만 명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넷플릭스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서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정규장에서 결국 35% 이상 폭락 마감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중 한명으로 불리는 애크먼은 지난 2015년 헤지펀드 매니저로로 업계에 발을 들인 후 ‘행동주의 투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정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의결권을 확보한 후 경영방식을 뿌리째 바꾸고 손실을 줄여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유명하며, 경제매체 포브스로부터 ‘리틀 버핏’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