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두 나라간 전쟁에도 미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고립될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며 미국 증시에 베팅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주 미 달러화 지수(ICE)는 98.92까지 치솟아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주간 2.1% 오르며 지난 5년 동안 가장 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과 미 국채, 달러 등 안전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WSJ은 "특히 미국 통화는 세계 준비 통화라는 위상 때문에 궁극의 안전 자산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혼란의 시기에 트레이더들은 달러 유동성을 찾고 더 위험한 투자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의 경제가 건실해 보일때 투자자들은 달러로 표시된 투자를 찾곤 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효과와 미국 시장이 세계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합쳐지면서 달러의 가치가 이례적으로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달러화의 움직임은 미국에서 달러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환율을 더 끌어올리고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달러 강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두나라간 전쟁과 서방이 가한 제재가 유럽 대륙 전체에 파급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동안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전쟁으로부터 고립될 것으로 보고 미국 증시에 베팅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달러화를 16개 통화 바구니에 담아 추적하는 WSJ 달러 지수는 지난 2020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마감했다. 유로화 가치는 거의 2년 만에 1.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일주일 동안 달러에 대해 1.3% 하락했다.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금값은 이번주 4.2% 오른 반면 S&P500 지수는 1.3% 하락했다.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7% 폭락해 거의 1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크레이그 얼람은 "불확실성이 너무 커 조만간 리스크가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이는 달러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달러 강세는 잠재적으로 미국 밖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미국 기업들을 짓누르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팩트셋의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S&P500에 속한 기업들은 미국 외 지역에서 수익의 약 40%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트루이스트 자문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 책임자(CIO)인 키스 러너는 미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달러 강세로 인한 주요 지수들의 하락을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것이지만, 이는 국제 시장에 비해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더 높은 품질의 회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