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중국 내 반도체 집적회로(IC) 생산량이 3594억개로 전년보다 33.3%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6.2%의 배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이번 통계는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생산량을 늘리려는 중국의 노력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통계에는 중국 기업 뿐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이 모두 포함됐지만 중국 당국의 반도체 자급 노력이 생산량 급증에 일정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자국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와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6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28개의 추가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은 현재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같은 비(非)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도 대부분 수입에 의지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중국 기업의 전 세계 반도체 점유율이 2020년 9%에서 2024년 17.4%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CMP는 “이는 중국이 미국과 한국에 이어 생산량 기준에서 세계 3위의 반도체 판매국가가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한편 중국 당국의 이번 통계는 중국 정부가 최근 3년간 최소 여섯 건의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공개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중국 관영매체 보도와 지방정부 문건 등을 분석해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 취안신집적회로(QXIC)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 중 단 한 건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들 프로젝트에 최소 23억 달러(약 2조7400억원)를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