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 달러(약 81조9247억원)에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일본 소니의 주가가 13% 가까이 폭락했다.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19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소니 주가는 12.79% 급락 마감했다. 이날 닛케이 지수는 약 3% 하락했다. 소니 주가는 앞서 뉴욕증시에서도 7.17% 급락했다.

MS는 ‘엑스박스’ 게임 콘솔 서비스 운영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거래가 계획대로 성사된다면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등에 걸친 시너지를 통해 게임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반면 ‘엑스 박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서비스 운영사인 소니 입장에선 이 같은 변화가 반가울 리 없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로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소니의 인기 타이틀 중 하나인 ‘콜오브듀티’를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로 게임 산업의 경쟁이 더욱 격화돼 소니의 순익이 줄 것이란 우려로 소니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블리자드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게임을 공급하지 않으면 소니 수입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PC 소프트웨어 회사인 MS는 지난 수십년간 ‘윈도우즈’를 통해 PC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지배적인 사업자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관련 분야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MS는 이에 따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게임에 주목해 왔다.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스웨덴 모장을 25억 달러에, 지난해 ‘엘더스크롤’ 등을 보유한 베데스다의 모기업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필 스펜서 MS 게임사업부문 CEO는 “엑스박스와 PC를 통해 가능한 많은 블리자드의 게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게임은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고 했다.

WSJ에 따르면 MS는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전액 현금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지난 14일 주가에서 45%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95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MS는 2016년 링크드인을 262억달러에 인수하며 IT업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3배 가까운 돈을 쏟아붇기 한 것이다.

MS의 4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 거래이자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400억달러) 등을 훌쩍 뛰어넘은 사장 최대 규모의 빅딜이다. 두 회사는 인수 완료 시점을 MS의 2023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내년 6월 말 이후로 보고 있다.다만 인수가 이뤄지려면 워싱턴 정가와 바이든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변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