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과 대규모 촛불집회를 겪은 뒤 13년 만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관세는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중으로 오는 2026년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무관세 수입될 전망이다.

경기 광주시 한 냉동창고에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검역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하는 모습./조선DB

지난해 1~11월 한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는 총 24만3175t(톤)으로 전년 동기(21만8135t) 대비 16% 증가했다. 한국에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는 일본에 같은 기간 수출된 23만8811t보다 약 1만5000t 많은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20년까지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지난해 1~11월까지 한국에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21억3573만7000 달러로, 전년 동기(15억3427만7000 달러)보다 39%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일본에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 17억1366만2000 달러보다 4억 달러 이상 많았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량은 16% 증가한 것과 달리 대일본 수출량은 사실상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대한국 수출량이 추가되더라도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견되자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는 2008년 대규모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재개된 이후 수입량이 크게 증가해왔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 정부와 육류수출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서 한국에 시장 개방을 압박한 데다가 한국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11월 중국은 16만3400톤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2020년의 3만954톤보다 428% 증가했다. 액수로 따지면 13억9751만8000달러 어치로 2020년의 2억3006만5000달러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