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가 오는 203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식 경제성장 모델이 사실상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례없는 규모의 부채 문제에 허덕이고 있는 중국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오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6일 벤 애쉬비 전 JP모건 최고투자사무소 전무와 매크로 경제분석업체인 헌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트 CEO는 닛케이아시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부동산 기업들의 파산 위기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사건들은 더 깊은 구조적 문제에서 나타나는 증상의 일부일뿐"이며 향후에도 중국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 그룹이 하이난성 단저우의 인공섬 하이화다오(海花島)에 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2019년 11월 19일 촬영한 사진. /AP, 차이나토픽스=연합뉴스

애쉬비 전무는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경제성장 둔화는 중국식 경제모델이 전통적으로 고속 성장을 위해 국가의 신용 정책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채를 끌어다올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이 같은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 성장을 앞지르면서 벌어지게 된 일"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성장의 형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이 추구해온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전자기기 등 전자·IT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 영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 중 상당 금액은 건설, 부동산 부문에 몰리기도 했다. 이같은 투자는 각종 산업 영역에 중국의 '굴기(崛起)'를 알리며 선진국들을 긴장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투자의 규모는 막대하지만 정작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제 조사업체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자본수익률은 2007년 19%이던 것이 2017년 8.4%로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국유기업들의 비효율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시진핑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적 규제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애쉬비 전무는 특히 최근 헝다그룹 사태를 시사하며 중국 경제에서 건설,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헌트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부문 부채 수준은 과거 일본의 버블경제 시절을 능가할뿐 아니라 지난 2005년~2006년 미국 부동산 버블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보고서를 통해 "중국경제의 과잉부채가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까지 이미 이르렀기 때문에 부채 구조조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중장기 성장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누증된 부동산·금융부문 부실이 향후 시장개방 과정에서 금융불안을 야기할 위험이 상존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둔 중국정부가 공동부유 정책을 적극 추진해 기업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환경 불확실성도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미⋅중 간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이어지며 장기화할 조짐이다. 한은은 이로 인해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하고 중국경제의 혁신역량 제고 역시 지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이같은 요소를 종합해 중국 경제의 성장 경로를 중국 경제의 중장기 구조적 리스크 전개 양상에 따라 중립적, 낙관적, 비관적 시나리오로 구분해 평가했다. 리스크가 중립적인 경우 향후 15년 간 3%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리스크가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경우 각 4% 후반, 2% 후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