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목재 가격이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주택 건설 수요가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주요 목재 생산지인 캐나다의 홍수 피해 확산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목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건설업자들의 '사재기'까지 더해지며 목재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내년 1월 인도되는 목재 가격은 지난 17일 1000보드피드(BF)당 1089.10달러(약 129만7118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한 달 전보다 약 두 배 높은 가격이다.
현물 목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목재시장 가격 정보업체 랜덤랭스에 따르면 현장 판매 가격을 쫓는 프레이밍 합성 목재 가격 지수는 지난 10월 이후 65% 급등한 915달러(약 108만원)를 기록했다. WSJ는 "목재 가격이 최근 일주일 동안 129달러(약 15만3690원)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며 "이는 올해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24달러(약 14만7808원) 상승 폭을 웃도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목재 가격이 오른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 째,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신규주택 수요 증가. 둘 째, 주요 목재 생산지역에 홍수. 셋 째, 건설업자들의 사재기다.
먼저 코로나19는 신규 주택 수요를 끌어올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초저금리 정책과 재택근무자가 늘며 새 집을 사려는 사람의 수가 늘어났다. 이는 목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올해 상반기까지 폭등세를 나타냈다. 실제 올해 7월 인도분 목재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초 1711.2달러(약 203만8039원)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목재 가격은 400달러(약 47만6600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북미의 주요 주요 목재 생산지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에서 지난달 큰 홍수가 나며 목재 가격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신규 주택 건설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홍수로 도로와 철도 등이 유실되며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여기에 건설업자들이 성수기를 앞두고 목재 '사재기'를 벌이며 목재 수급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건축업자들은 날씨가 따뜻한 봄에 주택 건설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대비에 겨울철에 미리 재고를 쌓아두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자들은 연준의 지난 세차례의 금리인상 예고로 부동산 열기가 식을 것이란 전망에도, 신규 주택을 짓는데 몰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모기지 이자율이 낮아 높은 목재 가격을 지불해도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목재 컨설턴트 매트 레이먼은 WSJ에 "건설업자들은 주택 열풍 주기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주택을 착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자는 1500달러(약 178만7250원)에 목재를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해가 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WSJ는 "높은 목재 가격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우려했던 1년 전이 연상된다"고 밝혔다. 보통 목재 가격은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정도를 예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6월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이 진정될 것이란 근거로 최고점에서 하락한 목재 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