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가상 운동화 브랜드 RTFKT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금액과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키가 출시하는 가상세계 '나이키랜드'(Nikeland)의 전경. /나이키

2020년 설립된 RTFKT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를 이용해 상품에 저작권을 부여하고, 이를 가상화폐로 사고파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메타버스 분야에 특화된 기업이다. RTFKT는 지난 3월 디지털 아티스트 푸오셔스(FEWOCiOUS)와의 협업으로 NFT 운동화 3종을 선보여 310만달러(약 37억원)의 수익을 냈다. 총 621켤레가 7분 만에 완판됐다.

NFT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파일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기술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원본이 딱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한마디로 이번 인수를 통해, 가상세계의 나이키 신발도 현실처럼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는 의미다.

존 도나휴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는 나이키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발걸음”이라며 “RTFKT에 투자해 나이키의 디지털 능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TFKT의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브누아 파고토는 “나이키는 우리가 가진 혁신과 창의성,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세계 유일의 브랜드”라며 “메타버스에서 구현된 우리의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최근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나이키는 메타버스용 신발·의류 특허권 7건을 출원했고, 지난달에는 ‘나이키랜드’를 발표하며 메타버스 진출에 신호탄을 쐈다. 나이키랜드는 나이키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협업해 만든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고객들은 여기서 나이키가 그동안 출시한 신발과 의류로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CNBC는 나이키가 이를 기반으로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스포츠 행사를 가상 세계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축구 경기나 슈퍼볼 미식축구 경기 등이 나이키랜드에서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