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국가 법정 통화로 도입해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0일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블록체인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비트코인 도시 후보지로 엘살바도르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태평양과 접하고 있는 항구도시 라 우니온이 꼽혔다. 엘살바도르 콘차과 화산 인근에 있는 이 도시에서 화산 지열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는 게 부켈레 대통령이 밝힌 ‘청사진’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비트코인 도시에서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다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전세계 투자자들은 이 곳에서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 가라”고 큰소리쳤다.

로이터는 엘살바도르가 도시 건설 등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에 10억달러(약 1조1884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국채’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981년생의 젊은 나이로 지난 2019년 정권을 잡은 부켈레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상화폐에 가장 개방적인 생각을 가진 국가 정상으로 꼽힌다. 그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올해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추가했다. 전세계에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한 국가는 엘살바도르가 처음이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시민들이 피켓과 국기 등을 든 채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자국 법정통화가 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여전히 엘살바도르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추가한 데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고,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커 국가 경제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독립 200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5일에는 비트코인 법정 통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