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스포츠음료 브랜드인 ‘바디아머’를 인수한다. 현재 미국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경쟁사 펩시콜라의 ‘게토레이’를 잡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 코카콜라가 56억달러(약 6조5890억원)에 바디아머의 전체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는 이미 바디아머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회사 설립자와 투자자, 그리고 이 회사에 초창기부터 투자하고 마케팅에도 힘을 보탠 미 프로농구(NBA) 스타 제임스 하든과 메이저리그 야구(MLB)의 간판급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 등으로부터 나머지 70%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뉴욕 퀸즈에 본사를 둔 바디아머는 마이크 리폴과 랜스 콜린스가 손잡고 지난 2011년 설립한 회사다. 다른 스포츠음료와 달리 인공감미료나 인공색소 등 신체에 해로운 성분을 거의 넣지 않고 당류와 칼로리도 낮춰 건강을 추구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리폴은 바디아머를 선보이기 전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만들어 2007년 코카콜라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미국 음료시장에서 건강을 추구하는 신규 브랜드로 이름을 떨친 리폴이 바디아머를 선보이자, 하든과 트라웃 등 여러 스타 운동선수들도 관심을 보이며 투자에 나섰다.
특히 이 음료 브랜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사람은 지난해 불의의 헬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NBA 스타인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3부터 바디아머에 총 6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사망하기 전까지 이 회사의 이사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코카콜라는 그동안 열세를 보였던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층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스포츠음료 시장은 펩시콜라가 운영하는 게토레이가 독주하고 있다. 지난 9일 마감한 4주간 미국 스포츠음료 전체 매출에서 게토레이는 64%의 비중을 차지하며 1위를 고수했다. 바디아머가 18%로 2위를 차지했고,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는 13%로 3위에 머물렀다.
미국 음료시장 전문가들은 건강을 추구하는 바디아머의 품질 경쟁력과 신선한 이미지가 ‘글로벌 음료제국’으로 꼽히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와 거대한 생산시설, 유통망 등과 결합해 향후 게토레이의 아성을 위협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바디아머 지분 매입은 코카콜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 1886년 설립돼 135년의 역사를 가진 코카콜라가 현재까지 진행했던 인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2018년 커피숍 사업에 진출하면서 코스타커피를 사들이는 데 51억달러(약 6조53억원)를 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