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석탄 소비가 8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최신 자료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의 발전용 석탄 소비량을 총 5억3690만t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4억3650만t) 대비 23%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발전용 석탄 소비량은 2013년 이후 줄곧 감소해 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는 세계를 향해 화석연료의 복수가 시작됐다”고 논평했다.

EIA는 이에 따라 코로나 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해 20%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미국 전력 내 석탄 화력발전 비중도 올해 24%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중국과 인도에서는 석탄이 부족해 전력난이 심각하고,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최악의 타격을 받았다”며 “미국도 이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중부 애팔래치아산(産) 석탄 가격은 지난 8일(현지 시간) 기준 t당 75.5달러로 2019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 최대 제철용 석탄 수출기업인 엑스콜의 어니 트라셔 대표는 블룸버그에 “석탄 수요는 내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올 겨울 석탄 수급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대란은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 에너지 전환’ 기조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공언하며 공격적으로 탈(脫) 탄소 행보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석탄 소비를 되살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유럽 등에서 부족한 화석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진 만큼 미국도 무관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유로뉴스는 유럽에서 석탄과 탄소 가격이 최근 수개월간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에 비해 상승폭이 적다며 업체들이 석탄으로 전력을 다시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달란드산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들어 가격이 4배 급등했으며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권 거래 체제(ETS)하 탄소 가격 또한 같은 기간에 두배 상승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지난 7월부터 가격이 저렴한 연료인 갈탄의 사용이 다시 증가하면서 지난 3·4분기 갈탄과 경탄을 이용한 전력 생산량이 35.1테라와트시(TWh)로 전분기 대비 7.1Twh 늘었다.영국은 급격한 가스 가격 상승에 겨울을 앞두고 전력 부족을 막기위해 석유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각 주에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 인덕션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일부 주들은 이미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상태다. 전력 수요가 이미 높아진 상황이라는 의미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전무이사는 “미국을 포함해 각국은 탄소중립을 통해 아예 석탄을 태울 수 있는 능력을 없애려고 하고 있지만 에너지 대란으로 그 생각이 도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