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아다니며 이용객을 실어나르는 자동차, 이른바 ‘에어택시(air taxi)’를 개발해 상용화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모빌리티 전문가들은 20년 후 에어택시 시장의 규모가 1조달러(약 117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전시된 조비 에비에이션의 eVTOL 모델/조비 에비에이션 페이스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각) 미국의 에어택시 스타트업인 조비 에비에이션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지난 11일 뉴욕 증시에 입성한 데 이어 다른 경쟁사들도 잇따라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오는 2024년부터 충전소와 착륙장 등을 갖춰 에어택시 운행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회 충전시 150마일(약 242km)을 주행할 수 있는 5인승 기체를 개발해 시범 비행을 진행 중이다.

조비 에비에이션 외에도 미국의 아처 에비에이션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독일 릴리움 에어모빌리티 등 다른 에어택시 스타트업들도 eVTOL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WSJ는 eVTOL이 상용화 될 경우 전세계적으로 평균 20년 연식의 2만3000대가 운행 중인 상업용 헬리콥터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개발 중인 에어택시들은 상업용 헬리콥터와 비슷한 주행거리를 운항할 수 있으면서도 훨씬 조용하고 운영 비용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여러 전문가들은 현재 헬리콥터 시장의 규모가 500억달러 정도에 불과한 반면 20년 후 에어택시 시장의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에어택시가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면 현재 지상 운송수단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우버와 경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러 업체들 가운데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조비 에비에이션이다. 조비가 개발한 실물 크기의 프로토타입 모델은 1000회 이상의 시험 비행을 거친 반면 아처와 버티컬이 개발한 4인승 항공기는 아직 비행을 시작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 에어택시 스타트업 아처 에비에이션이 지난 6월 10일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공개한 항공 택시 '아처 메이커'를 참석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의 에어택시 제조사 릴리움의 경우 현재 6인승 eVTOL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같은 독일 스타트업인 볼로콥터는 22마일(약 36km)을 운항하는 1인승 에어택시 개발과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구급용 항공 운송수단을 중점 개발 중인 스위스의 스타트업 듀포 에어로스페이스도 도전장을 던졌다.

듀포의 토머스 파마테르 최고경영자(CEO)는 “저렴한 항공 구급차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어 지상 운송수단 대비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